AI & 미래 기술 트렌드 분석

AI가 설명 가능성을 높이는 XAI 알고리즘

dohaii040603 2025. 8. 6. 00:00

1. XAI의 부상: 왜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이 필요한가?

최근 몇 년 사이, 인공지능(AI)은 자율주행, 의료 진단, 금융 분석, 추천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AI에 대한 신뢰성과 투명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I, XAI)’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기존의 AI 시스템은 블랙박스 모델로 작동하여, 사용자는 결과는 알 수 있어도 그 결과가 도출된 과정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특히 생명이나 자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는 AI가 어떤 이유로 특정 결정을 내렸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설명 가능성은 단지 사용자에게 안심을 주는 것을 넘어서, 윤리적 검증, 법적 책임, 시스템 개선, 사용자 수용도 향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처럼 XAI는 단순한 기술적 기능이 아니라, AI 기술이 인간 사회와 어떻게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의사가 AI 진단 시스템을 활용해 환자의 질병을 예측한다고 하자. 이때 단순히 ‘당신은 폐암 확률이 87%입니다’라는 결과만 나온다면, 환자도 의사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해당 결과는 CT 이미지 분석에서 폐의 특정 영역에 비정상적인 패턴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도출되었습니다’라는 설명이 제공된다면, 그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상승할 것이다. 이렇듯 XAI는 AI의 도입과 확산에서 중요한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AI가 설명 가능성을 높이는 XAI 알고리즘


2. XAI 알고리즘의 주요 접근 방식과 기술적 분류

XAI 알고리즘은 설명의 방식과 시점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크게 모델-내재형(Intrinsic) XAI와 사후(Post-hoc) XAI로 나뉜다. 모델-내재형은 처음부터 설명이 가능한 구조를 가진 모델을 말하며, 의사결정나무(Decision Tree), 선형 회귀(Linear Regression), 규칙 기반 시스템(Rule-based System)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사후 XAI는 블랙박스 모델(예: 딥러닝)로부터 나온 결과에 대해 나중에 설명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실제로 가장 널리 쓰이는 딥러닝 기반 모델에 설명 가능성을 부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사후 XAI 알고리즘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LIME(Local Interpretable Model-agnostic Explanations), SHAP(SHapley Additive exPlanations), Grad-CAM(Gradient-weighted Class Activation Mapping) 등이 있다. LIME은 모델이 어떤 예측을 내릴 때 입력 변수 중 어떤 부분이 영향을 미쳤는지를 로컬 모델을 통해 시각화하고, SHAP은 협력 게임 이론에서 착안해 각 피처가 예측 결과에 미친 영향도를 수치화한다. Grad-CAM은 이미지 분류에서 특정 예측이 어떤 영역을 주목해서 도출되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기술들은 복잡한 모델의 의사결정 과정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형태로 변환시켜줌으로써 AI와 인간 사이의 신뢰를 구축한다.

또한, 최근에는 뉴럴 시망 내에서 직접 해석 가능한 구조를 설계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예컨대, ’프로토타입 학습(Prototype Learning)’이나 ‘해석 가능한 뉴럴 네트워크(Interpretable Neural Network)’ 구조는 기존의 CNN이나 RNN 아키텍처를 재구성하여 결과에 대한 설명을 자연스럽게 포함하도록 설계된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XAI와 모델 성능의 균형이라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3. XAI 적용 사례: 산업별 구체적 활용과 성과

XAI는 단순한 연구 주제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특히 금융, 의료, 공공행정, 국방,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는 XAI 기술이 핵심 요소로 간주된다. 예를 들어, 금융권에서는 대출 심사나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에 XAI를 접목해 고객에게 명확한 설명을 제공함으로써 금융소비자 보호와 규제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왜 이 고객의 대출 승인이 거절되었는가?’, ’이 거래가 왜 사기로 판단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은 금융감독 기관에도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된다.

의료 분야에서는 딥러닝 기반의 영상 진단 모델이 설명 가능성을 갖추게 되면서 임상에서의 수용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예를 들어, 피부암 진단 모델이 병변의 형태, 위치, 색조 등을 기준으로 판단했음을 설명해준다면, 의사는 그것을 참고하여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유전자 분석이나 개인 맞춤 치료에서도 AI 모델이 특정 변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해준다면, 환자나 가족의 이해도와 신뢰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사고의 책임소재 문제와도 직결되기에 XAI가 필수다. 자율주행 차량이 충돌을 회피하지 못했을 때, 센서 정보나 판단 기준을 투명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제조사와 탑승자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XAI 기반의 로깅 시스템과 설명형 판단 기록이 탑재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국방 및 보안 분야에서도 AI 감시 시스템이 어떤 이유로 특정 객체를 ‘위협’으로 판단했는지를 해명할 수 있도록 XAI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4. XAI의 한계와 미래 방향: 인간 중심 AI를 향한 진화

하지만 XAI는 만능이 아니다. 설명의 정확성과 해석 가능성 사이에는 언제나 긴장 관계가 존재한다. 지나치게 단순한 설명은 실제 모델의 복잡한 의사결정을 왜곡할 수 있고, 너무 기술적인 설명은 사용자에게 또 다른 블랙박스로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XAI는 설명의 ‘형식’과 ‘내용’을 사용자에 따라 맞춤화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User-centered)의 설명 설계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XAI가 제공하는 설명이 실제로 ‘믿을 만한가?’ 하는 철학적, 윤리적 질문도 존재한다. 일부 XAI 알고리즘은 설명이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델의 내부 의사결정과 무관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명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표준화된 평가 지표와 프로토콜이 개발되고 있으며, ‘설명 품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에는 멀티모달 AI나 대형 언어모델(LLM) 등 더욱 복잡해지는 모델 구조에 맞춰 설명도 다층적이고 인터랙티브하게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AI에게 “왜 이 이미지를 이렇게 분류했지?“라고 질문하면, 텍스트로도, 이미지 시각화로도, 예시 기반으로도 동시에 설명해주는 시스템이 등장하고 있다. 결국 X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공동으로 판단하고 협력하기 위한 인터페이스의 일환이며, 향후에는 감정적 수용성, 문화적 차이, 직관적 설계까지 고려하는 ‘설명 경험 디자인(Explanation UX)’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