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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성능을 갉아먹는 토큰화(Tokenization) 이슈 사례

dohaii040603 2026. 1. 31. 00:00

1. 토큰화는 중립적이지 않다: 성능 저하가 시작되는 가장 앞단

대부분의 모델 성능 논의는 아키텍처, 파라미터 수, 학습 데이터 규모 같은 거대한 요소들에 집중된다. 그러나 실제 운영 환경에서 조용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성능을 깎아먹는 요소는 훨씬 앞단에 존재한다. 바로 토큰화(Tokenization)다. 토큰화는 흔히 “입력을 모델이 이해할 수 있는 단위로 나누는 과정” 정도로 설명되며, 일단 정해지면 더 이상 건드릴 필요가 없는 전처리 단계처럼 취급된다. 이 인식이 바로 문제의 출발점이다.

토큰화는 결코 중립적인 과정이 아니다. 토큰화 방식은 입력 문장을 어떻게 쪼개고, 어떤 단위를 의미 있는 최소 단위로 인식할지를 결정한다. 이는 곧 모델이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 해상도를 정하는 일과 같다. 같은 문장이라도 토큰화 방식에 따라 모델이 인식하는 구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며, 이 차이는 누적될수록 성능 격차로 나타난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이 다양한 언어, 도메인, 형식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토큰화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토큰화는 입력 길이를 결정하고, 컨텍스트 윈도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를 좌우하며, 심지어 특정 개념을 “하나의 의미 단위”로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까지 결정한다. 이 모든 요소는 모델 성능과 직결된다.

문제는 토큰화 이슈가 대부분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모델은 여전히 답변을 생성하고, 겉보기에는 정상 동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출력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미묘하게 문맥을 놓치며, 특정 입력에서만 반복적으로 오류를 낸다. 이런 현상은 흔히 모델의 추론 능력 부족이나 데이터 문제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토큰화 단계에서 이미 성능이 잠식된 경우가 많다.

토큰화는 모델 이전 단계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모델 내부 로그나 평가 지표에서는 원인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토큰화 이슈는 가장 늦게 의심받고, 가장 늦게 수정되는 영역이 된다. 그러나 성능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려면, 반드시 이 가장 앞단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모델 성능을 갉아먹는 토큰화(Tokenization) 이슈 사례

2. 의미를 쪼개는 순간 생기는 문제들: 토큰 분해가 추론을 망치는 방식

토큰화 이슈가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의미 단위의 파괴다. 언어는 본질적으로 연속된 의미 덩어리로 구성되어 있지만, 토큰화는 이를 인위적으로 분해한다. 이 분해가 언어의 자연스러운 경계를 따르지 않을 경우, 모델은 이미 왜곡된 입력을 기반으로 추론을 시작하게 된다.

예를 들어, 특정 전문 용어, 고유명사, 약어, 코드 스니펫, 숫자 패턴 등이 지나치게 잘게 쪼개질 경우, 모델은 이를 하나의 개념이 아니라 여러 개의 unrelated 토큰으로 인식한다. 이 상태에서 모델이 해당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거나, 일관되게 재사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결과적으로 모델은 설명이 장황해지거나, 핵심을 빗나가거나, 아예 잘못된 해석을 내놓는다.

이 문제는 특히 도메인 특화 환경에서 심각하게 나타난다. 일반 언어 데이터로 학습된 토큰화 방식은 특정 산업 용어, 기술 용어, 사내 약어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 결과, 해당 환경에서는 모델이 “문장을 읽고는 있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진다. 이는 모델의 지능 문제가 아니라, 입력 표현 방식의 문제다.

또 다른 사례는 숫자와 기호의 토큰화다. 날짜, 버전 번호, 식별자 같은 정보가 의미 단위로 유지되지 않고 쪼개질 경우, 모델은 이를 패턴이 아닌 단순 문자열로 처리한다. 이로 인해 비교, 추론, 정렬과 같은 작업에서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겉보기에는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델이 문제를 풀기 위한 전제 조건 자체가 무너진 것이다.

이러한 토큰 분해 문제는 출력 단계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모델은 입력에서 깨진 의미를 복원하려다 불필요한 설명을 추가하거나, 과도하게 일반화된 답변을 내놓는 경향을 보인다. 사용자는 이를 “모델이 장황하다”, “핵심을 못 잡는다”고 느끼지만, 그 근본 원인은 이미 토큰화 단계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다.

즉, 토큰화는 단순히 입력을 나누는 과정이 아니라, 모델 추론의 출발 조건을 규정하는 설계 요소다. 이 조건이 잘못 설정되면, 아무리 강력한 모델이라도 기대한 성능을 내기 어렵다.

3. 컨텍스트를 갉아먹는 토큰 낭비: 길이는 곧 성능이다

토큰화 이슈가 성능을 갉아먹는 또 다른 방식은 컨텍스트 자원의 낭비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제한된 컨텍스트 윈도우 내에서만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이 공간이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모델이 참고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결정된다. 토큰화는 이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를 좌우한다.

불필요하게 많은 토큰을 생성하는 토큰화 방식은, 동일한 내용을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게 만든다. 이는 곧 중요한 정보가 컨텍스트 밖으로 밀려난다는 의미다. 모델은 “알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되고, 이는 추론 오류로 이어진다.

특히 긴 문서 요약, 다단계 추론, 대화 이력 유지와 같은 작업에서는 이 문제가 치명적이다. 토큰화가 비효율적이면, 모델은 핵심 정보를 유지하지 못하고, 대화가 길어질수록 앞선 맥락을 잃어버린다. 사용자는 이를 “모델이 앞에서 한 말을 기억 못 한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기억의 문제가 아니라 토큰 공간의 문제다.

또한 토큰 낭비는 비용 문제로도 직결된다. 동일한 요청이라도 토큰 수가 늘어나면 추론 비용이 증가하고, 지연시간도 길어진다. 이는 성능 저하뿐 아니라 운영 효율성까지 함께 갉아먹는다. 많은 시스템에서 비용 최적화와 성능 최적화가 분리된 문제처럼 다뤄지지만, 토큰화 영역에서는 이 둘이 완전히 겹친다.

문제는 이러한 토큰 낭비가 점진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프롬프트가 조금씩 복잡해지고, 시스템 메시지가 늘어나며, 예시가 추가되는 과정에서 토큰 수는 서서히 증가한다. 이때 토큰화의 비효율은 누적되지만, 어느 시점까지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 임계점을 넘으면 갑자기 성능이 무너진다.

이처럼 토큰화는 컨텍스트를 “보이지 않게 잠식”한다. 모델은 여전히 작동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사고 공간은 점점 줄어든다. 이 상태에서 모델의 성능 저하는 피할 수 없다.

4. 토큰화 이슈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설계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토큰화 문제를 “모델 제공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한다. 그러나 실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토큰화 기반 성능 저하는 대부분 설계와 운영의 문제다. 동일한 토크나이저를 사용하더라도, 입력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데이터를 포함시키며, 어떤 형식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토큰화 이슈를 해결한다는 것은 토크나이저를 바꾸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토큰화의 특성을 이해한 상태에서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다. 어떤 입력이 비효율적인 토큰 분해를 유발하는지, 어떤 표현이 컨텍스트를 낭비하는지를 인지하고 이를 피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또한 토큰화는 모델 성능 논의에서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모델 평가, 프롬프트 설계, 컨텍스트 관리, 비용 최적화는 모두 토큰화와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고리를 인식하지 못하면, 성능 문제는 계속해서 “원인 불명” 상태로 남는다.

장기적으로 보면, 토큰화 이슈를 관리하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격차는 점점 커진다. 전자는 같은 모델로도 더 안정적이고 일관된 성능을 내는 반면, 후자는 계속해서 모델 교체나 파라미터 조정에 의존하게 된다. 이는 기술력의 차이가 아니라 기초 설계에 대한 인식 차이다.

결국 토큰화는 모델의 일부가 아니라, 모델을 사용하는 방식의 일부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토큰화는 더 이상 숨겨진 문제가 아니라, 성능을 지키기 위한 핵심 관리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