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 45

“응답 일관성”을 수치화하는 평가 방법

1. 왜 응답 일관성은 ‘감각’이 아니라 ‘지표’가 되어야 하는가대화형 AI 제품을 운영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등장하는 피드백 중 하나가 바로 “일관성이 없다”는 표현이다. 같은 질문을 했는데 답이 조금씩 다르다거나,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태도를 보인다거나, 이전에 했던 말을 스스로 부정하는 현상들이 모두 이 범주에 포함된다. 문제는 이 일관성이라는 개념이 매우 추상적이라는 점이다. 개발자는 모델이 확률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변동성은 자연스럽다고 말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기대에 대해 예측 가능한 반응을 원한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일관성을 막연한 인상이 아니라,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평가 구조가 필요하다.응답 일관성을 수치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동일 질문에 동일 답변을 출력하..

시스템 프롬프트가 길어질 때 생기는 부작용

1. 길어진 시스템 프롬프트는 왜 ‘안전장치’가 아니라 ‘복잡성’이 되는가대화형 AI 제품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손을 대는 부분 중 하나가 시스템 프롬프트다. 모델이 어떤 태도로 말해야 하는지, 어떤 정책을 따라야 하는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정의하는 문장들이 이 안에 담긴다. 초기에는 비교적 간결하게 시작하지만, 제품이 성장하고 요구사항이 늘어날수록 시스템 프롬프트는 점점 길어진다. 정책 예외가 추가되고, 안전 규칙이 덧붙고, 브랜드 톤이 구체화되며, 금지 목록이 늘어나면서 프롬프트는 하나의 장문 문서로 변한다. 문제는 이 확장이 항상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시스템 프롬프트가 길어질수록 개발팀은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 더 많은 규칙을 넣었으니 더 안전하고, 더 통제 가능하다..

LLM 스케줄링: 피크 트래픽을 흡수하는 큐 구조

1. LLM 서비스에서 스케줄링이 곧 제품 품질이 되는 이유대규모 언어 모델을 서비스 환경에 올리는 순간, 모델의 성능은 더 이상 파라미터 수나 벤치마크 점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실제 사용자가 체감하는 품질은 응답의 정확성 못지않게 지연시간과 안정성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피크 트래픽이 몰리는 순간, 모델의 추론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요청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순서로 처리하며, 어떤 요청을 먼저 밀어 넣고 어떤 요청을 잠시 보류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스케줄링 전략이다. 이 지점에서 큐 구조는 단순한 대기열이 아니라, 서비스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가 된다.LLM은 일반적인 웹 요청과 다르게 추론 시간이 길고 자원 소모가 크다. 동일한 API 호출이라도 토큰 길이, 컨텍스트 크기, 모델 종류에..

평가셋을 ‘정답’이 아니라 ‘행동 기준’으로 만드는 법

1. 평가셋이 망가지는 순간은 ‘정답’을 믿기 시작할 때다대부분의 평가셋은 처음부터 선한 의도로 만들어진다. 모델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이전 버전과 비교하며, 품질이 나아졌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평가셋은 이상한 권위를 갖게 된다. 점수가 오르면 “좋아졌다”고 말하고, 점수가 떨어지면 “나빠졌다”고 단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때부터 평가셋은 도구가 아니라 판사가 된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평가셋은 제품을 망가뜨리기 시작한다.문제의 핵심은 평가셋이 ‘정답’을 담고 있다고 믿는 태도다. 많은 팀이 평가셋의 레이블을 현실의 정답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실제 제품 환경에서 정답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사용자의 질문은 모호하고, 기대는 사람마다 다르며, 맥락은 매 순간 바뀐다. 그럼..

모델 드리프트를 탐지하는 품질 센서 설계

1. 모델 드리프트는 왜 항상 ‘늦게’ 발견되는가모델 드리프트는 대부분 문제가 이미 발생한 뒤에야 인식된다. 사용자 불만이 늘어나거나, KPI가 서서히 하락하거나, 특정 기능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정성적 신호가 먼저 등장한다. 그리고 나서야 “혹시 모델이 변한 것 아닐까”라는 질문이 뒤따른다. 이 순서는 거의 모든 조직에서 반복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모델 드리프트를 **사건(event)**으로 보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크게 어긋났을 때 감지해야 할 예외 상황으로 인식하는 순간, 드리프트는 항상 늦게 발견될 수밖에 없다.실제로 모델 드리프트는 갑작스럽게 폭발하지 않는다. 대부분 아주 미세한 변화로 시작한다. 입력 분포가 조금 달라지고, 사용자 행동이 서서히 변하며, 외부 환경이 천천히 이동한다. 이 변화..

로그 데이터 최소화 원칙: 저장하지 않고 개선하는 법

1. 로그는 많을수록 좋은가, 아니면 관리 불가능해지는가시스템을 운영하는 조직에서 로그는 언제나 “많을수록 좋다”는 방향으로 쌓인다.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나중에 분석할 수 있도록, 혹시 모를 상황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기록하려는 유혹은 매우 강하다. 특히 대화형 제품이나 LLM 기반 시스템에서는 입력, 출력, 중간 상태, 사용자 행동, 내부 판단까지 전부 남기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 가지 질문으로 귀결된다. 이 로그들을 정말로 활용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현실에서는 대부분의 로그가 실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저장은 하지만 다시 보지 않고, 쌓이기만 한 채 분석되지 않는다. 로그는 많아졌지만, 문제를 더 빨리 발견하지도 못하고, 품질이 눈에 띄..

대화형 제품에서 ‘세션’ 정의가 중요한 이유

1. 세션은 기술 용어가 아니라 사용자 경험의 경계다대화형 제품을 설계할 때 ‘세션’이라는 단어는 너무 쉽게 소비된다. 일정 시간 동안의 대화를 묶는 단위, 혹은 연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적 개념 정도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 경험의 관점에서 세션은 그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가진다. 세션은 단순히 대화가 이어지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가 “하나의 대화”라고 인식하는 경험의 경계이기 때문이다.사람은 대화를 할 때 모든 말을 동일한 맥락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정 목적을 가지고 질문을 시작하고, 그 목적이 달성되면 대화는 끝났다고 느낀다. 이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반대로 목적이 끝나지 않았다면, 잠시 대화가 끊겼다가 다시 이어져도 사용자는 여전히 같은 대..

응답 품질을 올리는 ‘후처리(Post-processing)’ 패턴

1. 응답 품질의 한계는 모델이 아니라 ‘마무리 단계’에서 드러난다LLM 기반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비슷한 벽에 부딪힌다. 모델을 바꾸고, 프롬프트를 다듬고, 컨텍스트를 늘려도 응답 품질이 더 이상 눈에 띄게 좋아지지 않는 시점이다. 이때 많은 팀은 “모델의 한계”를 이야기하거나, 더 비싼 모델로 갈아타는 선택을 고민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용자 경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의 상당수는 모델의 사고 과정이 아니라 응답이 사용자에게 전달되기 직전의 마지막 단계, 즉 후처리에서 발생한다.모델이 생성한 텍스트는 완성된 결과물처럼 보이지만, 서비스 관점에서는 원재료에 가깝다. 이 텍스트에는 중복된 표현, 애매한 결론, 문맥상 불필요한 설명, 혹은 사용자가 바로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추상적인 문장이..

프롬프트 인젝션 방어를 위한 게이트웨이 설계

1. 프롬프트 인젝션은 모델 취약점이 아니라 경계 설계의 실패다프롬프트 인젝션이라는 개념이 처음 알려졌을 때, 많은 팀은 이를 모델의 문제로 받아들였다. 모델이 너무 순진해서 사용자 입력을 그대로 믿는다거나, 지시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식의 해석이 뒤따랐다. 그러나 실제 운영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사실은 조금 다르다. 프롬프트 인젝션 사고의 대부분은 모델이 약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모델이 어떤 입력을 받아도 되는지 정의되지 않은 채 외부와 직접 연결되었기 때문에 발생한다.LLM은 본질적으로 텍스트를 이해하고 따르는 시스템이다. 입력 안에 지시가 섞여 있으면, 그것을 구분해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텍스트”로 처리하려 한다. 이는 결함이라기보다 설계 의도에 가깝다. 문제는 이 특성을 고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