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미래 기술 트렌드 분석

창작 직업군의 AI 수용 방식 비교 – 작가, 디자이너, 음악가

dohaii040603 2025. 3. 30. 22:40

1. 창작의 정의가 흔들리는 시대, 창작자들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인공지능 기술의 진보는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작’의 정의를 흔들고 있다. 특히 GPT, Midjourney, DALL·E, Suno AI 등과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도구의 등장은 글쓰기, 디자인, 음악 등에서 AI가 사람처럼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충격을 안겼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창작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는 전통적인 관념을 재구성하도록 요구한다. 하지만 모든 창작 직업군이 이 변화에 동일한 방식으로 반응하지는 않는다. 작가, 디자이너, 음악가라는 세 분야의 AI 수용 방식은 각기 다르게 나타나며, 이는 그들의 창작 과정, 도구 사용 방식, 그리고 창작물의 본질에 따라 달라진다.

창작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정체성과 창작의 고유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AI의 등장이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창작물을 생계 기반으로 삼는 작가나 예술가들에게 AI는 경쟁자이자 생태계 교란종처럼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는, AI가 반복적이고 기술적인 작업을 보조해줌으로써 창작자가 오롯이 ‘창의적 사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작가, 디자이너, 음악가라는 세 가지 창작 직업군이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각 직군이 보여주는 수용 방식과 방향성을 비교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단순히 기술의 진보를 넘어, 창작자라는 존재의 미래와 정체성 변화를 함께 바라보게 될 것이다.

 

창작 직업군의 AI 수용 방식 비교 – 작가, 디자이너, 음악가


2. 작가 – 언어의 주도권을 AI와 나누는 존재로의 전환

작가들은 오래전부터 언어를 도구로 삼아 사고와 감정을 표현해온 창작자들이다. 하지만 GPT-3, GPT-4, Claude, Gemini와 같은 자연어 처리 기반 AI가 등장하면서, 텍스트라는 매체가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님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블로그 콘텐츠, 기사, 마케팅 문구, 심지어는 시나 소설의 초안까지 생성해내는 AI는 작가들에게 자신의 언어 주도권이 위협받고 있음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집단은 AI에 대해 가장 양가적이며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일부 작가는 AI를 자신의 창작을 보조해주는 ‘영감의 도구’로 수용하고 있으며, 초고 작성, 문체 수정, 스토리 구조 구상에 AI를 적극 활용한다. 이는 특히 마감 시간에 쫓기는 콘텐츠 작가나, 다량의 자료를 빠르게 요약해야 하는 칼럼니스트에게 유용하다.

반면, 문학 작가나 에세이스트들은 AI의 사용에 대해 윤리적, 창작적 저항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문장 하나에 담긴 내면의 사유’가 AI에 의해 대체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AI의 문장은 ‘깊이 없는 짜깁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AI를 활용한 글쓰기가 만연해지면 ‘진짜 작가’의 정체성은 더욱 불분명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AI는 작가들의 글쓰기 과정에서 아이디어 정리, 자료 수집, 문법 교정 등 기술적 영역에서는 명백한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인간 작가와 AI 작가의 협업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작가의 AI 수용 방식은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가’가 아니라, ‘AI와 함께 글을 어떻게 더 잘 써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으며, 이는 창작의 주도권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3. 디자이너 – 도구의 혁신을 기회로 삼는 실용적 창작자들

디자이너들은 상대적으로 AI에 대해 가장 빠르고 실용적으로 적응하고 있는 창작자 집단이다. 이는 디자인 자체가 원래부터 툴(tool) 중심의 작업을 기반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피그마 같은 그래픽 툴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도구를 능동적으로 학습하고 활용해왔으며, Midjourney, DALL·E, Runway, Canva AI 같은 생성형 이미지 도구들도 이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수용되고 있다. 특히 로고 디자인, 웹 디자인, 마케팅 비주얼 등의 영역에서는 AI가 빠르게 레퍼런스를 제시하고, 다양한 스타일의 결과물을 단시간에 생성해주기 때문에 디자인 초안을 빠르게 생산하고 수정하는 데 있어 큰 효율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효율성은 디자이너들이 AI를 창작 파트너이자 시각적 실험 도구로 활용하게 만들었으며, 실제로 많은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은 AI를 이용한 초기 스케치와 컨셉 드래프트를 바탕으로 최종 디자인을 다듬는다. 그러나 이 또한 디자이너의 창의성이 완전히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디자이너는 AI가 제안하는 결과물을 큐레이션하고, 고객의 니즈와 맥락에 맞춰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더 높은 수준의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하게 된다. 다만, 일부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AI가 평범한 디자인을 너무 쉽게 만들어내서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는 디자이너에게 더욱 차별화된 창의성과 컨셉 기획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디자이너는 AI를 위협으로 보기보다는 생산성 향상의 기회로 삼아, 자신의 역량을 확장하는 데 활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4. 음악가 – 인간 감성과 AI 알고리즘 사이의 미묘한 균형

음악 분야에서 AI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음악가들은 가장 조심스럽고 느리게 AI를 수용하는 직군 중 하나다. 이는 음악이 시각적 창작보다 훨씬 더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영역에 가깝기 때문이다. AI 음악 생성 툴인 AIVA, Amper Music, Suno AI 등은 특정 분위기나 장르에 따라 음악을 자동 생성하거나, 사용자의 입력에 맞춰 배경 음악을 제작해준다. 특히 광고, 게임, 유튜브 영상 등에서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상업적 목적의 배경음악 시장에서는 AI가 상당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작곡가, 보컬리스트, 연주자 등 음악을 예술로 대하는 이들에게 AI의 개입은 여전히 미묘하고 복합적인 문제를 안긴다.

음악가들은 AI가 반복적 패턴이나 특정 코드 진행을 조합해 음악을 생성할 수는 있어도, ‘삶의 경험이 녹아든 감정’이나 ‘즉흥성의 미학’을 구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재즈, 클래식, 국악처럼 고도의 감정 표현과 인간적 해석이 중요한 장르에서는 AI의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편곡 작업, 리듬 샘플 생성, 작곡 초안 설계 등에서는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일부 젊은 뮤지션들은 AI와의 협업을 하나의 창작 실험 혹은 퍼포먼스 예술의 형태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AI를 활용해 새로운 사운드를 실험하거나,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음계의 배치를 탐색하기도 한다. 결국 음악가들은 ‘AI가 음악을 만드는 시대’보다는 ‘AI와 함께 새로운 음악 언어를 탐색하는 시대’를 열고 있으며, AI를 창작의 완성이 아닌 시작점으로 인식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