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 미래 기술 트렌드 분석

AI와 개발도상국 – 기술 접근성과 지속 가능한 발전

dohaii040603 2025. 4. 23. 23:08

1. AI 기술의 기회와 위협 – 개발도상국의 이중적 현실

인공지능(AI) 기술은 오늘날 사회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며, 산업·보건·교육·기후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특히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자동화 시스템, 언어 인식, 질병 진단 등은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AI는 그 자체로 기술적, 제도적, 인프라적 준비가 부족한 국가에게 또 다른 불평등과 의존 구조를 심화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가장 먼저 눈여겨볼 부분은 AI의 기회 요인이다. AI 기술은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 원격 진단 시스템, 농업 생산성이 낮은 지역에 정밀 농업 기술, 교육 기회가 제한된 지역에 온라인 학습과 AI 튜터링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르완다에서는 드론과 AI를 이용해 혈액과 의약품을 원격 지역으로 배송하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AI 기반의 진단 알고리즘이 농촌 지역 의료 시스템을 보완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반면 이러한 기회는 접근성과 역량의 격차에 따라 오히려 위협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많은 개발도상국은 여전히 인터넷 보급률이 낮고, 전력망이 불안정하며, 데이터 인프라가 미비하다. 또한 AI 기술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고급 인재와 정책 기반, 법률 체계가 부족해, 외부 기술에 종속되거나 데이터 착취와 알고리즘 불평등에 노출되기 쉽다. 이는 곧 기술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또 다른 종속 구조를 만들 위험으로 이어진다.

결국 AI는 개발도상국에 있어 양날의 검이다. 이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을 수입하거나 보급하는 것을 넘어, 기술의 내재화와 포용적 접근 전략, 그리고 지속 가능한 기술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AI는 개발도상국이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실현하는 핵심 도구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이를 둘러싼 글로벌 정책과 협력 체계의 중요성을 함께 시사하고 있다.

AI와 개발도상국 – 기술 접근성과 지속 가능한 발전


2. 기술 접근성과 디지털 격차 – AI 수용을 가로막는 장벽들

AI 기술이 개발도상국에서 효과적으로 구현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기술 접근성의 격차다. 이는 단순히 컴퓨터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넘어서, 데이터 수집 인프라, 연산 자원, 교육 수준, 정책 환경 등 전반적인 디지털 생태계의 성숙도를 포함한다. 현재 많은 개발도상국은 이러한 요소들에서 구조적인 제약을 안고 있으며, 이는 AI 기술의 불균형적 확산을 야기하고 있다.

첫째, 데이터 인프라의 부족은 개발도상국 AI 발전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AI는 방대한 양의 고품질 데이터를 필요로 하지만, 많은 저소득 국가는 공공 데이터의 체계적 수집·관리 체계가 미비하며, 보건·교육·농업 분야 데이터가 단편적이고 비표준화되어 있다. 이는 AI 학습 모델의 구축을 어렵게 만들고, **선진국 중심의 알고리즘이 글로벌 남반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데이터 식민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디지털 인프라의 열악함도 AI 접근성을 제한한다. 전력 공급의 불안정, 낮은 인터넷 속도, 고비용 통신 요금은 많은 지역에서 AI 기술을 운용할 수 없게 만든다. 예를 들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인터넷 사용률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며, 일부 지역은 기초적인 IT 장비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AI 기술이 도시나 일부 계층에만 제한되어 디지털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셋째, AI 관련 인재와 교육 시스템의 부족 역시 중요한 문제다. AI 기술은 단순한 활용을 넘어서, 그 원리를 이해하고 현지화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개발도상국은 고급 STEM 교육 프로그램이나 R&D 센터의 부재로 인해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AI 기술이 외국 기업이나 NGO 중심으로 도입되면서 현지 사회의 실질적인 발전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결과적으로 기술 접근성의 문제는 AI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인프라적 기반의 문제다. 개발도상국이 AI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 이전’을 넘어 ‘기술 적응’, ‘기술 교육’, ‘기술 주권’ 확보가 병행되어야 하며, 이는 단기적인 기기 보급이나 원조 모델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3. 지속 가능한 발전(SDGs)과 AI의 전략적 연계

AI 기술은 개발도상국이 유엔이 제시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달성하는 데 있어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AI는 의료, 교육, 기후 변화 대응, 식량 안보, 에너지 관리, 사회복지 등 핵심 영역에서 효율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혁신의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적 가능성을 실질적인 제도와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략적 연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먼저, 보건 분야에서 AI는 질병 예측, 진단 자동화, 의료 자원 분배에 있어 큰 가능성을 갖고 있다. IBM Watson, Google DeepMind Health와 같은 시스템은 빅데이터 기반으로 질병 패턴을 분석하고, 환자의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서 기초 의료 서비스의 공백을 메우고, 만성질환 관리나 팬데믹 대응에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AI는 수많은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AI 튜터링 시스템, 자동 번역 기술, 맞춤형 학습 플랫폼은 교사 부족 문제, 언어 장벽, 교육 콘텐츠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실제로 케냐나 방글라데시에서는 AI 기반 온라인 수업 플랫폼이 농촌 지역 청소년의 학습 지속률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의 포용성을 실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한다.

기후 변화 대응과 환경 보호 영역에서도 AI는 환경 모니터링, 탄소 배출량 추적, 재난 예측 등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위성 데이터와 AI를 결합한 시스템은 산불,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의 조기 경보와 농업 생산성 향상에 효과적이다. 이는 기후 취약성이 큰 개발도상국에서 생명과 생계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SDGs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정책적 의지, 공공 인프라 구축, 국제기구와 민간 기업의 파트너십 체계가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SDGs의 ‘포용성’이라는 가치에 부합하려면, AI 시스템이 현지 문화, 언어, 생활 조건에 맞게 설계되어야 하며, 기술이 아닌 사람 중심의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4. 포용적 AI 생태계 구축 – 정책, 교육, 협력의 3대 전략

개발도상국이 AI 기술을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혁신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기술 도입이 아닌,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 구축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크게 정책 기반 정비, 인재 양성과 교육 시스템 구축, 그리고 국제 협력 구조 강화라는 3대 전략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첫째, 국가 정책 차원의 기반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개발도상국 정부는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국가 AI 전략 수립, 데이터 보호법 제정, AI 윤리 가이드라인 개발, 공공 AI 투자 확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튀니지와 르완다는 이미 국가 AI 로드맵을 발표하고, AI 기반의 공공 서비스 실험을 정부 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둘째, 현지 인재 양성과 교육 생태계의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 AI 기술의 지속 가능성은 외부 전문가가 아닌 현지 전문가가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공대·컴퓨터과학 교육과정의 현대화, 청소년 코딩 교육, 여성과 소외계층 대상 디지털 교육 확대, AI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이는 기술의 내재화와 자립성을 확보하는 핵심 전략이다.

셋째, 국제 협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의 강화는 기술 격차를 해소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유네스코, UNDP, 세계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 등은 이미 AI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인프라 구축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며, 민간 부문과의 협력(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등) 역시 중요하다. 특히 AI 관련 기술이나 알고리즘, 데이터셋을 개방형(Open Source)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은 개발도상국의 기술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포용성과 윤리를 기반으로 한 기술 설계가 동반되어야 한다. AI가 개발도상국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 위해서는 해당 사회의 가치, 문화, 생활양식을 반영한 로컬라이징이 중요하며, 편향 없는 알고리즘, 공정한 데이터 활용, 이해 당사자 참여형 기술 개발 모델이 필요하다. 즉 AI는 도입 자체보다 어떻게 설계되고 누구에게 작동하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다.